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인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의 "나의 오래된 가운을 버림으로 인한 후회"라는 에세이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어느날 그는 친구에게 멋진 붉은 가운을 선물받았습니다

 그런데 집안에 있는 낡은 물건들이 자신의 붉은 가운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는 의자, 책상, 그림 등을 하나씩 바꿔나갔고

 모든 인테리어를 바꿨습니다

 그는 스스로 붉은 가운의 노예가 된 것 같아 우울해졌습니다"

 

 

 미국의 인류학자인 그랜트 매크래캔은 1988년 본인의 저서인 <문화와 소비>에서 인간은 물건 간 상호통일성, 연결성을 중시하며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며 '디드로 효과'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즉 붉은 가운과 어울리는 물건을 사고 싶어한 디드로처럼, 인간은 어떤 물건을 사면 그와 어울리는 다른 물건을 사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입니다. 백화점에 마네킹들이 서로 다른 브랜드의 옷을 상의와 하의, 신발까지 잘 어울리게 갖춰입은 것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애초에 나는 상의만 사려고 왔지만 "이거랑 어울리는 바지를 사야돼"라는 생각을 가지고 예정에 없던 소비를 하지는 않나요?

 

 그래서 이런 디드로 효과는 마케팅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코트를 사면 연관된 제품으로 그와 어울리는 모자와 스카프가 화면에 계속 표출되는 것도 바로 이 디드로 효과를 노린 판매전략입니다. 단순한 충동구매가 아니라 인간은 원초적으로 통일되고 잘 어울리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면 또 다른 제품을 통일성 측면에서 재검토하게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소비가 자극되는 것입니다.

 

 

 특정 브랜드에 높은 충성심을 보이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 디드로 효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아이폰을 쓰는 사람은 삼성노트북이 아니라 맥북을 쓸 확률이 높습니다. 통일성을 갖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 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을수록 강한 욕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샤넬목걸이를 사면 그와 어울리는 샤넬 귀걸이를 맞춤으로 사고 싶어하지, 저가 브랜드 귀걸이를 사지는 않습니다. 남자들은 비싼 넥타이를 구매하면 반드시 비싼 허리띠를 같이 구매하고 싶어합니다

 

 디드로 효과의 본질은 사람이 물건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물건이 사람의 심리를 지배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물건의 효용뿐 아니라 시각적인 측면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백화점과 고급 사치품들이 얼마나 이 디드로 효과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노골적으로 어떤 옷가게의 직원들은 치마를 보러온 손님에게 "이 구두와 정말 잘어울린다"며 구두까지 구매할 것을 권하고, 실제 그게 상술인줄 알면서도 정말 잘 어울리기 때문에 소비해야만 할 것 같은 욕구가 들어 구매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기 때문에 이것 자체를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하지만 인간이 소비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소비의 만족도 중요하지만 디드로 효과에 지배되어 불필요한 소비를 하는 것도 안되니까요. 항상 디드로 효과를 염두에 둔 소비습관을 들일수 있도록 정말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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