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Black Swan)이라는 단어를 한번쯤 들어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직역하면 "검은 백조"라는 의미의 이 단어는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일단 일어나면 파급효과가 엄청난 것을 의미합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그의 저서 "블랙스완"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하면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흔히 우리는 검은 백조가 존재한다는 상상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17세기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검은색 백조가 발견되었고 이때부터 블랙스완이라는 단어는 불가능하거나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빗대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일반적으로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토대어 미래를 예측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우리가 전혀 기대하기 어려운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형성된 "일반적인 기대값"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지요. 그리고 일단 이런 것이 발생하면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기에 일반적으로 대비도 못했습니다) 엄청난 파장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블랙스완의 개념입니다

 

 

 블랙스완과 비슷하면서도 구분되는 개념으로 알아야 할 것이 바로 '회색 코뿔소'(grey rhino)입니다. 회색 코뿔소는 지속적인 경고를 통해 충분한 예측가능성이 있지만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가 커다란 위험에서 빠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2013년 1월 다포스 포럼에서 미셸 부커가 사용하면서 유명해진 개념입니다.

 

 덩치가 커다란 코뿔소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우리 눈에 잘 띕니다. 그러나 코뿔소가 멀리 있고, 또 움직임이 잘 보인다면 당연히 코뿔소가 우리에게 달려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합니다. 또한 코뿔소는 초식동물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간에게 덤벼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위험을 간과 또는 외면하여 충분히 대비하지 않고 있다가 정작 코뿔소가 달려들었을 경우에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회색 코뿔소란 충분히 예견된 위험에 대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음에도 간과하고 있다가 속수무책으로 위험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회색코뿔소가 블랙스완과 대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고 "지속적인 경고"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즉 충분한 대비가 있었다면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거나 위기로 변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영역이었으나 간과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블랙스완보다 회색코뿔소에 더 주목해야 합니다. 블랙스완의 경우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기대값을 벗어난 경우가 많으나, 회색코뿔소는 어디까지나 우리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 정치적 위기에 이어 지금은 질병의 위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들은 대부분 어디까지나 사전에 노력했더라면 예측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범위인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회색 코뿔소의 위험을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위험요인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고용의 위기, 퇴직의 위기, 금융위기, 인플레이션 위기 등 우리 삶에 엄청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요인들이 주변에 산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위기요인에 대해서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거나 대비하기는 소극적입니다.

 

 위기를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부정하고 싶은게 현실이고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러나 아무 예방이나 대비를 하지 않다가 그런 위험이 현실화되었다면 절망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삶에 도사리고 있는 회색 코뿔소의 경고를 간과하지 말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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