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플래너, 꼭 필요할까?

 

 

사실 필자는 결혼을 준비하기 이전에 웨딩플래너라는 직업에 대해 들어본 적 조차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존재에 대해 알았을때는 꽤 충격적이기까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주변 친구들 중에서 비교적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려는 경우 제게 이것저것 결혼에 관해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웨딩플래너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질문을 하는 모든 분들에게 단호하게 얘기합니다. 웨딩플래너는 절대로 하지 말라고.

 

 

 아마 이 글을 업계 관계자분이 본다면 매우 싫어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할 필요가 없다는것이 현실입니다. 결혼시장은 매우 폐쇄적입니다. 그리고 처음 하는 결혼인지라 너무 어려운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알아보려해도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웨딩플래너를 통하면 훨씬 값싼 가격에 잘 할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현대사회에서 시간은 돈입니다. 직접 하기는 어렵고 귀찮으니 결국 웨딩플래너를 통해 하는 경우가 의외로 굉장히 많습니다.

 

 

 통계적으로 결론을 내릴수는 없으나 주변의 젊은 커플들을 보면 70~80%는 웨딩플래너를 통해서 결혼을 하는 것 같습니다. 간단한 것부터 꽤 디테일한 부분까지 플래너를 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시간은 돈이기 때문에 웨딩플래너를 통해 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선택이라고 볼수만은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결과적으로 품질이 낮아 만족도가 낮다는 것입니다. 돈을 주고 맡기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주변에 웨딩플래너를 통해 결혼했다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은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웨딩박람회, 갈 필요도 없다

 

결혼은 참으로 복잡합니다. 흔히 말하는 기본 3종세트인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부터 예물, 예식장 예약 등 넘어야 할 산들이 참 많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커플들은 전전긍긍하다가 웨딩박람회라는 것을 찾아가게 됩니다. 친절하게도 결혼하는 법을 알려준다니 이 얼마나 좋은 곳인가요?

 

 

 

 필자 역시 웨딩박람회를 한번 찾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결혼준비를 막 하던 때라 아무 정보도 없이 맨땅에 일단 가보자 하는 마인드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웨딩박람회는 결국 웨딩플래너 업체들의 판매경연장에 불과합니다. 마치 백화점에서 파격세일을 강조하며 "오늘이 마지막 행사다", "지금 하시면 특별히 할인된 가격에 할수 있다" 라는 단어들을 웨딩박람회에서 똑같이 들을 수 있습니다. 아마 몇주후에 가더라도 같은 말을 하는 웨딩플래너의 모습을 볼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너무 막막하여 가보고 정보만 얻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런 상술에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아예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들은 매우 스킬이 뛰어납니다. "스튜디오에 관심이 있으세요? 제가 잠깐 알아봐드릴게요" 라는 식으로 시작했던 웨딩플래너는 어느새 "다음주 예약이 확정되었다. 비용은~"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어갑니다. 보험회사에서 걸려오는 스팸전화를 냉정하게 잘 끊지 못했던 경험이 한번이라도 있으신 분들은 아예 가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기초적인 정보를 얻는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습니다만 크게 도움은 되지 못합니다.

 

 

웨딩플래너를 통하면 싸다던데...

 특히 네이버 카페 등에서는 이러한 유언비어가 떠돌고 있습니다. 개인 자격으로 드레스 대여나 예식장 예약을 하면 비싸지만 플래너를 통하면 훨씬 싸다고. 그러나 그러한 유언비어를 믿기전에 정말로 그게 맞는지 확인해보는게 중요합니다. 플래너는 결국 브로커입니다. 예비 신랑신부를 업체에 연결해주고 커미션을 받는 구조입니다. 더 비싸면 비싸지, 쌀 이유가 없는게 현실입니다.

 

 물론 저는 철저히 경제적인 관점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가끔 여자분들 중에 웨딩플래너를 하는 것 자체가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경제적인 것을 이유로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효율성, 즉 가성비를 따졌을때와 효과성, 결과의 만족도를 따졌을때는 추천드리지 않는 것입니다.

 

 

웨딩플래너를 통하게 되었을때?

 

 그래서 결국 웨딩플래너를 통하게 된다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까요? 처음엔 대부분 웨딩플래너가 추천해준 스드메 등, 즉 정해진 세트메뉴를 고르게 됩니다. 얼핏 보면 합리적이고 가성비가 좋아보였던 플랜들은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가격이 엄청나게 부풀어오르고 품질도 형편없습니다. "5만원만 내면 더 고급스러운 것으로 바꿀수 있다", "이건 작년에 나온 건데 올해 신상은 30만원만 내면 가능하다". "평생 한번 하시는건데 이왕이면 이걸로 하시는게 좋을것 같다" 등등 신부가 거절하기 어려운 달콤한 언어들이 난무합니다. 당초 200만원으로 잡았던 스드메는 어느새 300만원이 넘어가 있습니다.

 

 금액은 금액이지만 결과적으로 품질이 좋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선택과정에서 대안도 많지 않습니다. 드레스 또한 몇번 입어보지도 못한 경우가 많으며, 한번 입어볼때마다 자꾸 얼마씩을 내라고 합니다. 결국은 이것저것 충분한 대안을 고려하지도 못한채 등에 떠밀려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웨딩플래너 없이 어떻게 하지?

 

주로 여자들이 많이 가입되어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결혼에 관한 질문을 올리면 웨딩플래너를 많이 추천하는데, 대부분은 광고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웨딩플래너 없이 결혼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웨딩플래너 없이 더 경제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훨씬 많은 대안을 선택하고, 훨씬 고품질의 상품들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제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하고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말 난 품질도 필요없고 돈도 얼마든지 달라는줘도 되고 빨리 끝내고만 싶다, 라는 분들은 웨딩플래너를 통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 무조건 셀프 웨딩을 추천드립니다.

 

 

결혼준비의 범위는 참으로 광범위합니다. 기본적인 스드메부터 시작하여 예물, 신혼여행, 예식장 예약 등 참으로 광범위합니다. 이 포스팅은 사실 웨딩플래너가 필요없는 이유와 셀프웨딩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이유를 말씀드리려는 취지이고 셀프웨딩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려는 취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이 아예 없다면 설득력이 조금 떨어질 것 같아서 몇가지 예시만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로 스튜디오 촬영입니다. 스튜디오 촬영은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할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방법은 웨딩 전용 스튜디오 촬영실을 알아보고 예약하는 방법입니다. 샘플과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적당한 가격과 할인을 받아 진행하면 됩니다. 또한 하루종일 촬영을 하기보다 1~2시간 범위에서 짧게 촬영하고 가격도 훨씬 값싼 곳이 있습니다. 오히려 그런 2곳을 적절히 섞어서 하거나, 야외스냅을 섞어서 촬영하거나 하는 방법을 쓴다면 웨딩플래너가 추천하는 업체보다 값싼 비용으로 훨씬 다양하고 고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드레스입니다. 웨딩플래너를 통해서 하는 것 중에 가장 나쁜 것이 드레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싸긴한데 선택지도 몇개 없고, 좀더 나은 걸 선택하려면 몇십만원씩 추가됩니다. 게다가 입을때마다 피팅비라고 해서 돈을 더달라고 합니다. 역시 잘 알아보면 훨씬 합리적인 가격에 피팅비도 없이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대-아현 사이에 있는 웨딩업체들을 추천드립니다. 최근 결혼시장은 거의 청담쪽에 형성되어 있지만 사실상 "청담에서 했다"라는 만족감과 비싼 값에 비해 품질이 좋지는 않습니다. 이대-아현은 과거 웨딩거리로 유명했지만 현재는 다소 인기가 죽어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이 있고 서비스가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청담에서 하는 것의 1/3의 가격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피팅비 없이 무한으로 입어볼수 있는 곳도 있으며 다른 서비스들을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세번째 메이크업입니다. 사실 이것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가격적으로 메리트가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잘 어울리느냐 이것입니다. 몇배를 비싸게 주고 한다고 결혼식 당일에 만족스러운 메이크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사전에 1/3의 가격을 주고 미리 받아보면서 피드백을 주고, 당일에 한번 더 받아보는 식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물론 어느정도 입소문이 나있고, 본인이 가이드를 당일날 잘할 수 있다거나 크게 욕심이 없다면 미리 받아보지 않는 것도 큰 관계가 없습니다

 

 

스드메 평균비용이 약 300만원

 

뉴스를 검색해보니 스드메 평균 비용이 약 300만원이라고 합니다. 결혼은 참 많은 비용이 듭니다. 스드메말고도 정말로 지출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평생에 한번이라는 이유로 뭔가 이 비용을 다 지불해야할 것 같은 의무감마저 듭니다.

 

결혼시장은 정말로 폐쇄적입니다. 정보가 제한되어 있고, 제대로 이 시장을 이해하고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80% 이상이 등에 떠밀려, 누군가의 말대로 상품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이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장담컨데 셀프웨딩으로 150만원대의 비용이면 웨딩플래너를 껴서 300만원대를 선택한 상품보다 훨씬 좋은 퀄리티가 나옵니다. 그리고 셀프웨딩으로 300만원대 정도를 지출한다면 웨딩플래너를 꼈을때 500만~600만원 대 이상의 상품 패키지들을 조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어릴때 용산에 가서 전자제품을 참 많이 샀습니다. 결혼시장은 마치...용산에 가서 가전제품을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해하신 분들만 이 말을 아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귀차니즘이 크다! 라는 분들은 위와 같은 말을 무시하시고 웨딩플래너를 통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가격이 중요하거나, 가성비를 조금이라도 따진다면 웨딩플래너는 정말로 비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이 포스팅의 목적은 웨딩플래너의 필요성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예시로 스드메만 간단히 언급하였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혼수에 대해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이마트 같은 곳에서 혼수를 어떤 식으로 사야하는지, 가전제품을 달라는대로 돈을 주면 왜 안되는지에 대해 별도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