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나 월세를 살면 흔히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저 또한 사회 초년생때 오피스텔 전세를 구해서 살았던 적이 있는데,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으란 부모님 말에 따라서 그렇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사실 이 둘은 엄격한 의미에서 같은 개념도 아닐뿐더러
경우에 따라서는 굉장한 효력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의 정확한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세나 월세계약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가입니다.
등기부등본도 떼어보지만 뭔가 복잡하고 잘 알수가 없어 부동산에 물어보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무책임하게 답변하는 부동산들도 참 많습니다. 적어도 전,월세 계약은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고,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부분은 꼭 알고 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제 후배는 급하게 신혼집을 구하고 있었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거라는 부동산 말만 믿고 오피스텔 전세계약을 체결했다가 계약금을 물어주고 파기했습니다. 알고보니 신탁회사에 근저당권 설정이 많이 되어있어서 경매로 넘어가면 한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등기부등본을 보는법 정도는 기본적으로 숙지하셔야 합니다.
전입신고란 쉽게 말해 새로운 거주지에 전입했다는 사실을 행정관청에 신고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입신고는 신 거주지에 전입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해야하고, 정당한 사유없이 하지 않거나 허위신고를 할 경우 처벌규정이 있음을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입신고를 하면 대항력을 가지게 되는데, 대항력이란 그 집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전입신고만으로 대항력이 생기지는 않고, 임대차계약을 하고 전입신고를 하고 점유를 해야 대항력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대항력은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아닙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확정일자입니다.
확정일자는 추후 임차주택이 경매나 공매로 매각될 경우 후순위 권리자보다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깁니다. 이를 우선변제권이라고 합니다. 확정일자를 받지 않았다면 전입신고가 되어있다고 하더라도 추후 경매나 공매로 집이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 반드시 확정일자를 받아야 합니다. 단 우선변제권은 확정일자만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두가지가 모두 갖춰줘야 합니다. 따라서 반드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같이 받아두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의 효력발생일이 익일 0시라는 겁니다.(정확히 말씀드리면 확정일자의 효력발생일은 전입신고의 다음날과 확정일자 중 늦은 날입니다) 여기 바로 허점이 하나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악의적인 마음을 품고 이삿날에 근저당을 설정해버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 5월1일 오전에 잔금을 치루고 이사를 하고 임차인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임대인은 그날 은행에 근저당을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확정일자의 효력은 익일 0시, 즉 5월2일 0시에 발생하므로 경매에서 근저당보다 후순위가 됩니다. 이 경우 임차인의 보증금을 한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설마 이런 일까지 있을까 싶지만 종종 그런 뉴스가 보도되곤 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확정일자를 받은 다음날에도 등기부를 확인해야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확인한다 해도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입법취지에 대해선 단순히 입법의 부재인지 금융권을 의도적으로 유리하게 해주기 위해서인지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만, 임차인 입장에서 불리한 제도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따라서 이를 개정하려는 논의도 있습니다만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는 실정입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전세권 설정을 하면 비교적 걱정이 없지만 문제는 현실적으로 전세권 설정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전세권 설정은 비용이 많이 들고 집주인 동의가 필요한데, 집주인이 쉽게 동의해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한 사례, 즉 확정일자를 받은 날 집주인이 근저당을 설정하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타깝게도 아주 깔끔한 해결방법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운에 맡기거나 그런 사람이 안걸리기를 바라는 것도 너무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입주일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면 그 계약은 무효로 한다, 와 같은 특약을 기재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것도 사후에 문제가 생기면 소송을 통해서 해결해야 하는 방법이지 애초에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많이 반복되고 또 예상되는 이런 중요한 문제를 어서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이 하루라도 빨리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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