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문헌정보학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문헌정보학과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의외로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또한 잘못된 지식을 가진채로 단순히 책을 좋아한다거나 해서 문헌정보학과를 진로로 정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엄밀히 말해 책을 좋아하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오늘은 문헌정보학과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그리고 문헌정보학과의 미래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문헌정보학과란?

 

문헌정보학과는 기본적으로 정보학을 기초로 하는 학문입니다. 우리나라 4년제 대학중에 문헌정보학과가 개설된 학과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 대학 커리큘럼상에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정보학을 기초로 하여 정보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법을 배우고, 이를 기록관리 영역에 활용하는 학문을 배우는 곳입니다. 이러한 곳에 특화된 영역이 바로 도서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문헌정보학과를 도서관 취업을 위한 학과라는 한정된 틀 안에서 정의되지만 실제로는 더 넓은 영역에 활용이 가능한 학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면 기록물을 관리하는 연구소, 협회, 대학교, 국가기관 등에 취업하거나 또는 도서관을 관리하는 사서가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어느것이나 사서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서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고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문헌정보학이란 학문 자체가 단순히 사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진로와 연계하여 생각해보면 사서자격증을 빼고는 이야기하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입니다.

 

 

 

문헌정보학과 전망

 

사서는 크게 정사서1급, 정사서2급, 준사서로 구분됩니다.

 

준사서는 일반적으로 전문대 문헌정보학을 나오거나 사서교육원에서 1년간 교육을 받으면 준사서 자격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에 있는 도서관이나 기록원 들에서 최소한 필요한 자격증은 정사서2급 이상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준사서만 가지고 괜찮은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기간제이거나 사서보조 개념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실제로 준사서라는 자격증이 가진 한계 때문입니다.

 

 

정사서2급은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한 사람이 취득할 수 있습니다. 정사서1급과 정사서2급, 준사서 중에 정사서2급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그러나 정사서2급을 소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좋은 일자리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서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문헌정보학과 졸업생은 매년 쏟아지지만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사서인력은 그만큼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명의 사서가 도서관에 취업하면 그 다음해에 그 도서관은 더이상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도서관이나 기록물을 관리하는 기관이 매년 설립되거나 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사서2급을 소지하고 있다고 해도 정규직으로 일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정규직으로 일하더라도 시간제 근무를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정사서1급은 문헌정보학 박사를 받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정사서1급을 보유한 사람은 매우 적으며 반대로 고급인력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수요가 크지 않기도 합니다. 기록을 관리하는 곳의 관장급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오히려 단순하게 서가를 정리하거나 하는 업무를 맡기기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문헌정보학과 미래

 

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로를 탐색하다 문헌정보학과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책을 좋아하니까" 또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사서를 상상하며 "시간이 많으니까"라고 답변하곤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서는 직접 책을 분류하고 서가를 정리하는 등 "몸으로 해야하는 일"이 많으며 또한 업계 평균 엄청나게 급여가 적습니다. 실제로 최저임금 수준에서 크게 나은 수준이 못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업계 종사자의 푸념도 많습니다. 이러한 것은 모두 사서 자격증 자체가 공급과잉으로 잘못 관리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나름대로 업무량이 많고 급여는 적으며 몸으로 해야하는 일이 많아 나름 빡세지만 사람들은 "놀고 먹는다"거나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며 굉장히 편한 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편견 때문에, 그리고 실제로 도서관 관리하는 수준은 큰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많아서 진입장벽이 낮고 경력단절된 40~50대 여성분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 도서관에 가보면 모든 것이 자동화가 되어 있습니다. 과거처럼 책을 찾을 때 사서에게 직접 물을 필요도 없으며, 도서조회pc를 통해 대부분 찾을수 있으며 심지어 대출/반납조차 무인으로 기계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 데스크 업무를 하는 사서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미래에는 더욱 감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데이터분석 쪽에 특화를 둔다면 오히려 업계에서 희소한 고급인력이 될 수는 있을 것이나, 현재 그만한 대우를 받고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최근에는 도서관에서 일하기보다 국공립학교에서 사서교사로 채용되는 쪽으로 진로를 처음부터 잡기도 합니다. 사서교사는 사서자격증이 있고 임용고시에 합격하여야 하는데, 학교도서관에서 도서관 관리도 하면서 독서교육을 가르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사서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칠 역량도 충분하여야 하지만, 아직 일반 학교에서 고급인력을 사서교사로 채용하기보다는 기간제 사서교사를 채용하고 정규직 사서를 내보내는 용도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아직 대한민국에서 사서교사라는 제도가 긍정적인 직업으로 전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책을 좋아해서, 시간이 많아서, 사서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급여가 매우 낮고 정규직 비율이 매우 적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정말 도서를 관리하는 것에 관심이 있고, 도서관에서 일하는 것이 좋다면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편해보여서, 좋아보여서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진로를 이쪽으로 정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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