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이나 미디어를 통해서 자주 접하는 것중에 주거침입죄라는 것이 있습니다. 드라마 같은 곳에서도 종종 나오는 단어이기 때문에 모든 분들에게 익숙한 단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분쟁이 생길때마다 쉽게 꺼내드는 단어가 주거침입죄입니다. 이웃끼리 다툼이 생겨서 함부로 집에 들어오려는 경우 주거침입죄 카드를 꺼내들며 저지하는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들어보았습니다. 단순히 남의 집에 침입하는 경우를 우리는 주거침입죄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사례가 존재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주거침입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형법 제319조 제1항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주거란 무엇일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고 사는 곳을 주거라고 표현하지만 법적인 의미는 그보다 조금 넓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 사는 집이 아니라 잠깐씩 머무는 별장을 누가 침입했다면 주거침입죄에 해당할까요? 그리고 정원주택에서 집이 아니라 정원만 누군가 휙 둘러보고 간 경우도 주거침입죄에 해당할까요? 또 캠핑카같은 거주용 차량에 침입한 것도 주거침입죄에 해당할까요? 해외여행중 누군가 빈 집에 들어온 경우도 주거침입에 해당할까요?

 

 

정답은 모두 YES입니다. 주거는 일시적인 경우도 포함하며(별장), 주거 자체를 위한 건물은 물론 부속물(정원)도 주거에 해당합니다. 또한 부동산 이외의 동산(캠핑카)도 주거가 될 수 있으며 침입 당시 사람이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해외여행중)

그 외에도 소유관계를 불문합니다. 예를 들어 적법한 임차인이 아니라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는 사람의 집에 들어간다면 이는 주거침입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창문으로 얼굴을 들이밀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

주거침입을 범죄로 지정하여 보호하려는 것이 무엇일까요? 어려운 말로 이를 보호법익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살인을 범죄로 지정하여 보호하려는 것은 사람의 생명이고, 상해죄를 통해 보호하려는 것은 신체의 건강입니다. 주거침입죄를 통해 보호하려는 것은 바로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입니다. 따라서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을 해쳤다면 신체의 전부가 아닌 일부만 타인의 주거에 들어갔더라도 주거침입죄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타인의 집 창문을 열고 얼굴만 들이미는 행위를 한 사건에서, 비록 신체 일부만 집안으로 들어갔더라도 주거침입죄 기수를 인정하였습니다.


음식점에 들어가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음식점은 모두에게 개방된 장소입니다. 그런데 이런 개방된 장소에 들어가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하여 들어간 경우입니다. 쉽게 말하여 범죄의 목적으로 들어간다거나 하는 경우 영업주가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을 것입니다. 즉 사전에 알았더라면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을 것임에도 그 의도를 숨기고 들어간다면 주거침입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장소이지만, 만약 폭탄테러를 목적으로 들어갔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합니다.


간통죄가 폐지되자 주거침입죄가 늘어났다?

2015년에 간통죄가 폐지되었습니다. 그런데 간통죄가 폐지되자 주거침입죄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만약 주거자가 여러명이고, 일부의 허락을 받았더라도 침입당시 나머지 주거인이 존재하지 않았으나 침입을 허락하지 않을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아내가 다른 남자와 간통을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간통의 상대방은 당연히 주거자인 아내의 동의를 얻어 집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비록 그 자리에 없지만 당연히 남편은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합니다. 간통죄가 폐지되고나서 형사적으로 이런 간통행위를 처벌할 방법이 없게되자 주거침입죄로 기소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주거침입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야만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사례에도 적용될 수가 있다는 것을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평온한 거주상태를 해쳤느냐 여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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