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변액보험, 정체가 뭐야?

 

 "너 무슨 보험에 가입했어?" 얼마 전 가까운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무슨 보험에 가입했는지를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온 답이 "xxx변액 유니버셜 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변액보험은 2000년대 초반 한국에 처음 출시되어 그 후 꽤 오랫동안 유행했던 상품으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변액보험이 무엇인지, 그 정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액보험, 즉 변액이라는 말에서 알수 있듯이 변액보험은 액수가 변하는 보험입니다. 왜 이렇게 설계를 했을까요? 바로 물가상승률 때문입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물가상승률은 계속 커지고 화폐가치는 반대로 떨어집니다. 즉 내가 노후를 위해 30년 동안 5억원의 금액을 납입했지만 30년이 지나고 수령해보니, 돈의 가치는 떨어졌습니다. 과거 5억원이면 강남에 아파트를 살수 있었지만 지금은 서울에 전셋집도 구하지 못하는 돈이 된 것입니다. 따라서 미래 경제도 이렇게 흘러간다고 가정할 경우, 그저 내가 낸 돈의 원금 수준으로 향후 보장받는 보험상품은 그저 손해에 불과함이 불보듯 뻔합니다. 물가상승률을 당해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변액보험은 이러한 취지에서 출발했습니다. 즉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이나 펀드, 채권 등에 투자하여 이익을 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입니다. 이러한 투자수익이 있어야 물가상승률을 넘어서는 수익이 가능하며, 결과적으로 장기간 투자하더라도 노후에 실질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액보험의 개념에서 출발하면 여러가지 특징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첫째,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습니다. 일정 금액을 투자하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투자가 항상 성공으로 귀결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는 바꿔말하면 물가상승률을 넘어서기 위해 변액보험에 가입하였으나 때때로 원금손실을 입어 오히려 그보다 훨씬 악화된 수익률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위험과 수익은 비례하기 때문에 단순히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변액보험이 나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이 나쁘다면 주식, 부동산 투자도 비난받아야 하니까요. 다만 보험에 가입하는 목적은 주식이나 부동산에 비해 "안정"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볼때, 상당히 보험 중에서는 공격적인 상품에 속한다는 특수성이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 전액으로 투자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료 중에서는 보험회사가 가져가는 사업비가 있고, 또한 보험가입자가 사망시 최저로 지급해야 하는 최저사망보증금이 있습니다. 이 부분마저 투자비로 사용된다면 자칫하면 보험회사가 손해를 보거나 사망시 무일푼을 지급받는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최소한 이러한 금액에 대해서는 투자용도로 활용하지 않습니다. 이는 장점과 단점이 병존합니다. 즉 최소한 필요한 금액은 남겨놓고 나머지 금액만을 투자재원으로 활용하기에 손실이 나더라도 최저금액은 보증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한편으로는 투자재원이 한정적이기에 상당히 장기간 투자해야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생각한 것만큼 수익률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셋째, 변액보험은 장기상품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그 개념, 출발점에서 보듯 장기간 물가상승률을 이기기 위해 투자상품과 결합된 보험입니다. 따라서 단기에는 절대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특수한 호황기가 아닌한 단기간에 납입한 보험료로는 사업료와 최저사망보증금액만큼도 모두 충족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때 언론에 변액보험은 사기라거나 변액보험의 문제점에 대해서 엄청나게 이슈가 되어 다룬 적이 많았습니다. 물론 보험사측에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거나 허위, 과대, 과장 광고를 하며 판매한 것도 문제이지만 소비자들이 변액보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측면도 많습니다. 변액보험은 최소 15~20년 이상 납입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기상품임에도 불과 몇년만에 수익률이 원금보다 낮으니 불만을 품거나 견디지 못하고 해약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입니다.

 

 

넷째,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실적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이는 변액보험뿐 아니라 모든 금융투자상품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과거 몇년간 수익률이 높았다고 해서 미래에도 수익률이 높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이는 독립사건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주식의 경우에도 어떤 종목이 과거 몇년간 수익률이 높았다고 해서 항상 미래에도 수익률이 높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따라서 변액보험을 선택할때는 보험사에서 과거 몇년간 수익률이 얼마라느니 하는 문구에 현혹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보다는 변액보험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느냐를 따져서 미래 경제상황을 예측하여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변액보험은 크게 1. 변액종신보험 2. 변액연금보험 3.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크게 구분됩니다. 다음 항목에서는 이들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변액종신보험

 

 일반적인 종신보험의 경우 공시이율에 따라 사망보험금을 보장해주는 상품입니다. 그러나 변액종신보험의 경우에는 이를 기본보험금과 변동보험금으로 분류하여 변동보험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를 합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투자수익에 따라 원금보다 수익이 나거나 원금보다 손실이 나기도 합니다.

 

  변액종신보험은 개인적으로 크게 추천드리는 유형의 상품은 아닙니다. 사업비가 높고 구조상 크게 수익률이 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변액종신보험은 일반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연금 목적으로는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사망보장 목적으로 가입시에는 어느정도 괜찮다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연금 목적의 상품으로는 크게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3. 변액연금보험

 

 일반 확정연금과 비교하여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일단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액연금보험은 투자활동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헷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과 위험이 더 크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물론 최저보장금에 대해서는 투자운용금액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손실과 관계없이 보장이 가능합니다.  

 

 

 

 

 

 

 

4. 변액유니버셜보험

 

 일단 유니버셜 보험이 무엇인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보험이 매월 정해진 기간에 보험료를 꼬박꼬박 납입하여 정해진 만기에 보험료를 수령하는 것이라면, 유니버셜 보험은 자유롭게 보험료를 납입하고 인출할 수 있는 보험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이러한 유니버셜 보험에 투자상품의 성격을 강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유니버셜보험의 장점과 펀드의 장점을 결합한 특징이 있습니다. 즉 유니버셜 보험과 마찬가지로 중도인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갑자기 중도자금이나 큰 금액이 필요한 경우 중도인출이 가능하다는 점은 매력적인 조건입니다. 

 

 또한 납입측면에서도 자유도가 높습니다. 약관에서 지정된 일정기간만 납입하고 나면, 그 후에는 더이상 납입하지 않거나 또는 자금이 생길때마다 조금씩 납부할 수 있습니다. 

 

 

 

5. 변액보험에 드는 목적을 생각하라

 

흔히 보험회사에서 변액보험을 홍보하면서 투자와 보장을 한번에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투자목적이라는 금융상품의 성격과 노후보장이라는 보험상품의 장점을 동시에 결합한 것, 그것이 바로 변액보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습니다. 금융상품의 장점과 보험상품의 장점을 동시에 가진 변액보험은 반대로 금융상품의 단점과 보험상품의 단점도 고스란히 지니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분명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나는 원금손실은 절대 싫고 보장이 최우선이다, 라는 분들은 변액보험에 가입하기보다 일반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나는 보장보다는 투자수익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분들은 주식이나 ETF, 펀드 투자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 가운데 성향에 있는 분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변액보험입니다. 투자결과의 옳고 그름은 어쨌든 아무도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만큼 개인의 성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따라서 보장도 받고 수익도 받아야지, 라는 단순한 마음으로 변액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세상 어느 것도 공짜는 없습니다. 만약 변액보험이 수익과 노후보장을 모두 장담해주는 상품이라면 주식이나 저축을 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그에 못지 않은 단점도 함께 가지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보험은 투자수익률보다 보장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보험을 통해 수익을 낼수 있다면 좋지만, 보험은 보장을 목적으로 하고 별개의 투자목적 상품을 운용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도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변액상품은 크게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다시 언급했듯이 장점과 단점이 병존하므로 개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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