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꼭 가입해야 할까?

 

 

 

 

 우리는 매일같이 홍보성 스팸전화에 시달리며 살고 있습니다. 사회 초년 시절에는 냉정하게 끊지 못하고 실비보험이니 치아보험이니 하나쯤 가입해두고 시간이 지나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해지하곤 합니다. 내공이 쌓이면 보험권유전화따위 이제 듣지도 않고 끊어버리는 스스로를 되돌아보면 그만큼 사회에 물들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팸전화만이 아닙니다. 인터넷 사이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광고, TV 홈쇼핑을 틀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보험가입을 권유합니다. 그런데 사실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스팸전화든 TV광고든, 인터넷광고이든 그 어떤 형태를 불문하고 보험에 대해서 우리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이게 좋다고 하는데 도대체 뭐가 좋다는 것인지, 그리고 왜 좋은 것인지, 나중에 내가 아프면 얼마나 받을수 있다는 것인지 등등 중요사항에 대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저 하나쯤 들어두면 좋다고 하니 들어두는 것뿐입니다. 

 

 

 

 

 저는 여러 포스팅을 통해 보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다만 일률적으로 보험을 들어야한다거나 특정 보험이 꼭 필요하다거나 아니면 이 보험이 저 보험보다 좋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어보험은 누군가에겐 꼭 필요하고, 누군가에겐 그저 돈낭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절대적인 원칙은 없습니다. 따라서 저의 보험관련 포스팅들은 그러한 상황에 적절한 판단기준을 소개하는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보험이란 무엇일까

 

보험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뭔가 예방책이나 대비차원에서 하는 행위 등을 "보험에 들어놓는다"라는 관용적인 표현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씩 쏟아지는 보험의 홍보의 파도속에 어린 초등학생들조차도 보험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채권이니 옵션이니 하는 금융용어의 뜻은 잘 몰라도 보험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최근에는 생활패턴과 가족관계의 변화 등으로 다양한 유형의 보험들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자전거보험이니 애완견보험이니 하는 것들은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다소 낯설었지만 이제는 우리 생활에 아주 밀접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끔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몇억짜리 다리보험이니 손보험이니 하는 것들을 들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곤 합니다. 우리는 일차원적으로 보험이라고 하면 상해보험이니 실손보험, 생명보험 등을 일차적으로 떠올리곤 하지만 보험의 영역에는 어떠한 제한이 없습니다. 보험의 본질은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험이 존재하는 영역에서는 어디에서나 보험이 존재합니다.

 

 평소 A씨는 스스로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의심해본 적 없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회사원이었습니다. 바쁠때는 무리한 야근을 하기도 했고 또 어느날은 상사들의 비위를 맞추느라 회식자리에서 과음을 하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몸이 자주 아프거나 하지도 않았기에 A씨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자녀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 했고, 굳이 비싼 돈을 매달 들여가며 생명보험에 가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런 A씨가 어느날 심장마비로 하루아침에 사망했다고 가정해봅시다

 

 

 

 A씨와 A씨의 가족은 갑자기 A씨가 사망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갑작스러운 A씨의 죽음 이후 그 가족들은 생계가 막막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죽음"이라는 위험(Risk)에 대해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셈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보험에 대해 접근할때 투입하여야 하는 비용에 대해서 먼저 생각합니다. 즉 다달이 몇만원 혹은 몇십만원씩 붓는 비용에 대해 매우 아까워합니다. 그런데 이는 보험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보험은 자신에게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어떠한 위험이 내게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면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이 자전거보험에 들거나, 애견이 없는 사람이 애견보험에 들 이유는 없습니다. 

 

 

 

 

 또한 그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면 보험은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에 위 경우에 A씨가 백만장자였다면 그는 보험에 들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그는 충분히 대비할 여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보험의 본질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느냐 여부입니다. 어떠한 상품이든간에 각자 개인이 처한 환경에서 이러한 내용이 성립된다면 보험에 들 이유가 충분한 것입니다. 위험이 발생할 이유가 없거나 위험이 발생하더라도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없는 사람은 보험에 들 필요가 없습니다

 

보험금, 타먹지 못하면 손해?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

 

 앞서 언급했지만 보험의 본질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느냐 여부입니다. 따라서 보험금을 타지 못했다고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예 보험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보험금을 탔다는 것은 회피하고자 하는 위험이 현실화되었을뿐이며 그것이 결코 개인에게 이익이 되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교통사고에 대한 보험금을 매달 꾸준히 납입한 A와 B라는 사람을 봅시다. A는 교통사고를 당해 100만원의 보험금을 탔고 B는 사고를 당하지 않아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했습니다. 이 경우 A가 과연 B보다 이익을 봤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요?

 

 이러한 논의와 관련하여 구분이 되는 것이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험의 본질에 가까운 것은 보장성보험입니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저축"이라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위험의 회피보다는 저축이 주 목적입니다. 따라서 그 본질은 목돈 마련이거나 안정적인 노후 자금의 마련입니다. 비과세혜택이나 납입기간이 길다는 등의 세부적인 차이점은 추후 별도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이것입니다. 보장성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위험회피가 목적이기 때문에 보험금 수령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동일 상품 간 더 합리적인 상품이 있는지 여부를 비교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소위 보험금 수령, "보험금 타먹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하여 보장성 보험을 드는 것은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은 애초에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이 둘을 단순히 두고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개인이 처한 상황과 목적을 분명히 설정하고 이에 맞는 보험상품을 채택해야 합니다

 

보험가입 전에 무엇을 결정해야할까

 

 

 

 위와 같은 기본전제들을 염두에 두고, 보험을 가입하기 전에 몇가지 결정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구체적인 상품을 가입하기 이전에 미리 나의 목적과 성향에 맞는 것이 어떠한 것인가를 결정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원하는 보장이 무엇인지 결정하라

 보험에 가입하는 목적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암이 걸려 회사생활을 못하게 되었을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인지, 아니면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보험을 가입하는 것인지 등 구체적인 위험을 상정하고 이에 맞는 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단순히 보장 내용이 많거나 누군가 추천한다고 해서 덥썩 그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닙니다. 보장 내용이 많다는 것은 대개 보장의 깊이 측면에서는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을 통해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2. 보험료가 얼마인가

 흔히 비싼 보험료로 유혹하는 설계사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살면서 다양한 위험은 피할수 없는 것이고 누구나 그 위험을 회피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모든 위험을 회피할 수 없음을 현실적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보험에 가입한다면 아마도 파산할지도 모릅니다. 상해보험, 신체보험,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등등...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합니다. 내가 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느냐를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해야 합니다. 경제적 능력을 벗어나 과도하게 보험료를 지불하게 된다면 그 보험은 오래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필연적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해지의 유혹을 받게 될 것입니다. 어설프게 해지할 경우 때떄로 아예 가입하지 않았던 것보다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경제적 상황과 향후 재무여건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보험료를 결정하여야 합니다

 

3. 보장기간과 보험료 납입기간 고려하기

보장기간은 우리가 그 보험을 통해 언제까지 보장받고자 하는 점과 관련이 있습니다. 보험의 유형과 성격에 따라 보장기간은 달라질 것입니다. 유의할 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보장기간이 앞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상수명치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향후 평균수명이 몇살까지 될지 쉽게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100세를 기준으로 하는 보험상품들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비현실적인 낭비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위험회피라는 보험의 목적을 생각해볼때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향후 이득이 될수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보험료 납입기간은 내가 위험의 회피를 위해 비용을 언제까지 지불할 것이냐와 관련이 있습니다. 당연히 경제적 능력이 있는 기간에만 보험료를 납입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할 리스크가 있으며 이는 보험의 유지 자체를 어렵게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직장에 취직하여 퇴직하기 이전까지 15~20년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납부하는 기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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