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부모님께 받은 용돈을 쓰고 남은 동전은 돼지저금통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몇년을 모아둔 동전들을 꺼내 꽤 보람찬 기분으로 은행에 달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습관은 계속되어 틈나는대로 저축을 했습니다. 저축은 미덕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제 부모님 세대들은 경제성장기를 겪으셨으며 예적금 금리가 20%가 넘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성장에 한계가 다가왔고 금리는 점점 떨어졌습니다. 10%대, 7%, 5% 그리고 1%, 이제 마이너스 금리는 조만간 현실화될 것입니다. 바야흐로 세계 경제는 침체될 것이며 현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값어치가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어릴적 저는 저축이 미덕이라는 경제교육을 받으며 자라왔습니다. 성실히 일을 해서 모은 돈을 열심히 모아 은행에 넣고, 만기때까지 또 일을 하고, 이자를 타면 또 예금을 하고, 이런 것들이 정답이라는 듯이 경제교육을 은연중에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저뿐만 아니라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었던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돼지저금통은 당장 깨야하며, 예적금은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 옳습니다. 올바른 경제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해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적금을 드는 목적은 첫째가 이자수익입니다. 그러나 더이상 이자수익은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은행의 이자수익을 초과하는 상품들은 조금만 관심을 가져보면 찾기가 쉽습니다. 주식투자나 부동산투자는 위험하다며 손사래를 치고 은행만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은 과연 안전한지 저는 오히려 반문하고 싶습니다. 둘째는 유동성입니다. 예적금은 유동성을 치명적으로 경직시킵니다. 경제는 살아움직이는 생물이며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그러나 예적금은 강제적으로 이를 불가능하게 합니다. 억지로 돈을 묶어놓아야 한다, 라는 명분은 옳지 못합니다. 차라리 CMA 등에 넣어놓고 있다가 필요할 때 과감히 전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경제교육의 안타까운 현실은 아직도 금융상품이나 부동산투자는 투기이며, 성실히 일해서 돈버는 것이 마치 옳은 인재상인것처럼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적금의 제일 첫번째 목적 또한 금융소득의 일종인 이자소득을 얻기 위한 것임에도 말입니다. 무작정 예적금을 깨고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예적금의 목적이 이자수익이라는 목적임을 감안할때 과거 고금리 시대와 다르게 이것은 더이상 합리적인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경제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환경의 전제조건으로, 예적금은 당장 중단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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