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 연이은 사망
최근 LH 사태로 대한민국이 뜨겁습니다. 이렇게 커다란 스캔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최근 이 사태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고 언론들도 연일 이 사건에 대한 집중보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누군가 책임자의 자살정도로 무마될 것이다, 라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제, 그러니까 3.12(금) 1급 본부장급의 인사가 경기 분당에서 자살을 했고 연이어 오늘은 파주에서 간부급 인사가 자살을 했다는 보도가 올라왔습니다.
이들은 애초에 투기자 명단에 들어있지는 않았으나 아마도 어떠한 경로로 인해 내사, 수사대상에 들어서면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본인 입장에서는 다른 대안이 없었기에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나, 남은 가족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LH가 건드린건 대한민국의 역린과도 같습니다. 왜냐하면 부동산 문제로 지난 몇년간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식주는 사람의 본능입니다. 좋은집에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 당연히 누리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최근 몇년간 정부의 정책실패, 공급단절 등으로 집값이 말도 안되게 올라갔고 "벼락거지"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이제는 도저히 근로소득으로 집을 살수 없는 수준에 올라왔습니다. 특히 임대차법은 전월세 시장마저 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규제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킨다는 발상 자체가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무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LH를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과연 이것이 LH만의 문제인지는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발정보를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고 했던 LH의 소수 직원들의 비행으로 LH는 전국민적 매국기업이 되고 있으며 커다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선량한 다수 직원들은 억울할 수 밖에 없으나 그렇다고 비난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의 언론보도와 수사방향들을 보면 LH만의 문제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관행은 안타깝게도 과거에도 있어왔습니다. 신도시 발표가 정치자금확보의 유용한 수단으로 이용되어왔다는 것은 아쉽게도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다만 현재 부동산 민심이 최악인 상황에서 불을 지른 사건이기 때문에 더욱 크게 부각된 것 뿐입니다. 당연히 과거에 있어왔다고 이게 정당화되는 부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LH는 일개 공기업에 불과하고, 이들의 사업을 승인하고 예비타당성, 타당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미 정보를 취득하여 커다란 수익을 본 국토부, 기재부, 청와대, 정치권은 마치 본인들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LH의 광명, 시흥 건은 아주 빙산에 일각에 불과합니다. 일반 지자체에서도 도로구역 변경 등을 할때 이미 이러한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모두 알지요. 세종시같은 경우는 또 얼마나 대단했을까요. 세종시에 갭투자를 하고 정작 본인은 세종시에 관사를 받아서 살고, 세종시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도시계획 등을 직접 집행하는 공무원, 그리고 이를 승인해주는 상급기관과 정치인들이 이 정보를 사전에 알고 토지를 매입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도 못할 겁니다.
LH는 절대 이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일련의 방향들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에 이르지 못하고 LH만을 소위 "조지는" 수준으로 포커스가 모아지는것은 참 안타깝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차명으로 상장정보를 유출하여 자본시장법에 걸리지 않고 수많은 차익들을 남기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수많은 공무원들도 그러한 방식으로 이득을 보아왔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차명을 이용한 것들은 수사하기도 쉽지 않고 적발도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고대부터 있어왔고 아마 앞으로 어떤 제도개선을 하더라도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LH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대한민국 공직 사회라고 불리는 기관, 수많은 특허 인가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개발계획을 직접 수립하는 기관이 그 이익을 향유한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뿌리뽑지 못한다면 제2의 제3의 LH 사태는 내일도 있을 겁니다. 그게 보이냐, 보이지 않냐 그 차이에 불과하죠.
이들이 자살한 것이 아니다라는 음모론도 있지만 개연성은 크지 않아보입니다. 이들은 수사 대상에 오르는 압박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LH에 대한 책임은 감경되는 여론 분위기가 조성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또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살게 되겠죠. 대한민국의 큰 정부,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현재의 정부가 얼마나 부패한지 그 내부를 들여보지 않으면 아무도 알수 없을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대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은 이유도 모른채 거액의 세금을 납부하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소수 사람들을 배불리는데 쓰이고 있다는 것. 대부분의 세금은 사실 필요없는 곳에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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